여행 첫날 밤이 유독 짧게 느껴진 적, 있으시죠. 잠자리가 바뀌면 그렇다고들 하는데요. 정말 잠자리 탓인지 궁금해서 들여다봤어요.
실험실이 늘 버리던 밤
수면 연구실에는 오래된 규칙이 하나 있었어요. 첫날 밤 기록은 쓰지 않는다는 거였죠. 참가자 대부분이 첫 밤엔 제대로 못 자니까요.
브라운대의 사사키 유카 교수팀은 그 버려지던 밤을 거꾸로 들여다봤어요. 35명에게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 실험실에서 자게 하고, 뇌파와 뇌 영상을 함께 쟀거든요.
첫 밤에만 왼쪽 뇌의 한 연결망이 깊은 잠 속에서도 덜 잠들어 있었어요. 기본모드망이라고 부르는 자리예요. 확인을 위해 오른쪽 귀에 불규칙한 삐 소리를 넣어봤는데요. 왼쪽 뇌로 가는 소리였죠. 참가자들은 훨씬 자주 깼고, 깨고 나서 반응도 빨랐어요. 반대쪽 귀로 넣었을 땐 그렇지 않았고요. 사사키 교수는 "일본에는 베개가 바뀌면 잠을 못 잔다는 말이 있어요"라고 했어요. 연구팀이 이 현상에 붙인 이름이 밤의 보초였습니다.
그런데 둘째 밤엔
일주일 뒤의 두 번째 밤에서는 좌우 차이가 사라졌어요. 보초가 하룻밤 만에 내려온 거예요.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이걸 파수꾼에 비유했어요. 돌고래나 새가 뇌를 반쪽씩 재우며 주변을 살피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그 습성이 옅게 남아 있다는 거죠.
2019년 같은 연구실이 렘수면에서도 확인해봤어요. 이번엔 양쪽 뇌가 함께 경계를 섰고요. 잠의 단계마다 지키는 방식이 달랐던 거예요. 다만 연구가 본 건 첫 서파수면 구간과 연결망 네 개뿐이라, 보초가 밤새 한쪽만 서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여행 첫날 밤은 조금 다르게 다뤄보려 해요. 중요한 일정은 이튿날 이후로 미루고, 베고 자던 베개나 안대를 챙기고요. 못 잔 밤을 실패로 세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튿날이 한결 가볍거든요.
Editor.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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