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우리가 보는 건 대개 앞면이에요. 저당, 고단백. 그 글자가 붙어 있으면 일단 안심하고 집어 들죠. 뒷면의 작은 표는 계산대에서 꺼낼 일이 거의 없고요.
서울시가 올여름 CU와 함께 건강 간편식 다섯 종을 내놨습니다. 병아리콩밥, 닭가슴살, 물담금 참치, 저지방 마요네즈, 저당 소스를 써서 단백질은 올리고 당과 지방은 낮춘 라인이에요. 공공기관이 만든 제품이라 드물게도 제품별 열량과 단백질, 당류가 보도자료에 표로 공개돼 있습니다. 그래서 다섯 개를 나란히 놓고 셈해볼 수 있었어요.
결정 장면: 평일 낮 12시 20분, 사무실 근처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오늘 점심을 3분 안에 정하는 직장인.
포함 기준:
· 제품별 가격과 열량, 단백질, 당류가 서울시 공식 보도자료에 수치로 공개돼 있는 것
· 100kcal당 단백질이 다섯 중 상위이거나, 2,000원 아래 가격대에서 당류가 가장 낮은 것
· 조리 없이 그 자리에서 한 끼가 되는 것
제외 기준:
· 저당고단백 갈릭치킨김밥은 뺐습니다. 3,500원으로 오리엔탈치킨샌드위치보다 300원 비싼데 100kcal당 단백질은 4.6g으로 샌드위치 7.6g의 61% 수준이에요
· 저당 불고기비빔 빅삼각김밥은 뺐습니다. 같은 삼각김밥인 라이트 참치마요보다 100원 비싼데 단백질이 7g으로 다섯 중 가장 적고, 100kcal당 단백질도 2.9g으로 최하예요
· 나트륨 축은 통째로 뺐습니다. 보도자료에 공개되지 않아 다섯 제품을 같은 기준으로 견줄 수 없었어요
· 맛과 포만감도 뺐습니다. 사람마다 갈리는 값이라 기준으로 삼을 수 없거든요
HAVEA 판단: 단백질 총량이 아니라 100kcal당 단백질을 먼저 세웁니다. 한 끼는 열량을 내주고 단백질을 받아오는 거래니까요. 이 기준을 세우면 단백질 37g으로 압도적 1위인 5,600원 도시락이 1번 자리에서 내려옵니다. 100kcal당 7.2g으로, 3,200원짜리 샌드위치의 7.6g에 지거든요. 값은 절반 조금 넘는데 밀도가 더 높은 셈이에요.
당류에서도 이름표와 표가 어긋납니다. 저당이라는 말이 제품명에 들어간 갈릭치킨김밥과 오리엔탈치킨샌드위치가 4g으로 다섯 중 가장 높고, 그런 말이 하나도 없는 라이트 참치마요 빅삼각김밥이 1g이에요. 저당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줄에 서 있어도 실제 값은 1g에서 4g까지 네 배로 벌어진다는 뜻이죠.
그래서 셋으로 정리했어요. 점심을 통째로 바꿀 거면 도시락, 저녁에 가볍게 챙길 거면 샌드위치, 2,000원 아래에서 고를 거면 참치마요 삼각김밥. 다섯 종 모두 수도권 CU 매장에서 팔고, 재고는 포켓CU 앱에서 미리 볼 수 있습니다.
Editor.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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